전체 글149 애프터선, 기억이 닿지 않는 아버지 샬럿 웰스 감독의 애프터선은 2022년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에서 공개된 이후 그해 가장 많이 이야기된 영화 중 하나가 됐다. 폴 메스칼과 프랭키 코리오 주연의 이 영화는 열한 살 소피가 아버지 캘럼과 함께한 터키 여행을 담은 캠코더 영상을 어른이 된 뒤 다시 보면서 시작된다. 그 여행이 왜 이 영화에서 그렇게 슬픈지, 아이의 시선이 놓쳤던 것을 어른의 시선이 발견하는 방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폴 메스칼의 연기가 이 영화에서 어떤 감각을 만드는지를 이 글에서 이야기한다. 처음 봤을 때와 두 번째 봤을 때 전혀 다른 영화가 되는 경험을 주는 작품이다. 샬럿 웰스의 데뷔작이 이 완성도라는 것이 지금도 믿기 어렵다. 80분 남짓한 짧은 영화인데, 그 안에 담긴 것이 3시간짜리 영화보다 더 많다고 느껴진.. 2026. 6. 3. 헤레디터리, 가족이 공포가 되는 방식 아리 애스터 감독의 헤레디터리는 2018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공포 영화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다는 평을 받은 작품이다. 토니 콜레트, 알렉스 울프, 밀리 샤피로 주연의 이 영화는 할머니의 죽음 이후 드러나기 시작하는 한 가족의 비밀을 담는다. 일반적인 공포 영화가 외부의 위협을 다룬다면, 헤레디터리의 공포는 가족 안에서 온다. 세대를 넘어 전달되는 비밀, 애도가 어떻게 공포로 변형되는지, 그리고 토니 콜레트의 연기가 왜 이 영화의 모든 것인지를 이 글에서 이야기한다. 공포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가족 드라마로서 이 영화가 말하는 것이 있다. 점프스케어 없이 이렇게 오래 마음에 남는 공포를 만들 수 있다는 것, 헤레디터리가 그 가능성을 증명한 영화다. 아리 애스터의 데뷔작이 이.. 2026. 6. 2. 에밀리아 페레즈, 뮤지컬이 된 카르텔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에밀리아 페레즈는 2024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과 여우주연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품으로,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보스가 성전환 수술을 받고 에밀리아 페레즈라는 새로운 인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뮤지컬 형식으로 담아낸다. 프랑스 감독이 스페인어로, 멕시코 배경으로 만든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예측을 허락하지 않는다. 뮤지컬과 범죄 스릴러가 어떻게 하나의 영화 안에서 공존하는지, 에밀리아라는 인물이 이 영화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이 영화를 둘러싼 논란이 왜 이 작품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지를 이 글에서 이야기한다. 어떤 영화와도 비슷하지 않다는 말이 이 영화만큼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드물다. 칸에서 9분 기립박수를 받은 영화가 동시에 가장 많은 논란을 낳은 이유, 그 복.. 2026. 6. 1. 더 브루탈리스트, 꿈이 부서지는 방식 브래디 코벳 감독의 더 브루탈리스트는 2024년 베네치아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홀로코스트 생존자 헝가리계 유대인 건축가 라슬로 토스가 전후 미국에서 자신의 예술과 정체성을 지키려 분투하는 이야기를 3시간 30분에 걸쳐 담아낸다. 아드리안 브로디가 연기하는 라슬로는 유럽의 혼돈에서 살아남아 아메리칸드림을 향해 걷지만, 그 꿈이 어떻게 부서지고 변형되는지를 이 영화는 서두르지 않고 보여준다. 꿈이 부서지는 방식, 예술가와 자본이 충돌하는 구조, 그리고 이민자가 새로운 땅에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어떻게 지키려 하는지를 이 글에서 이야기한다. 3시간 반이라는 시간이 이 영화에서 단순한 러닝타임이 아니라 라슬로의 삶 자체라는 것, 그 감각이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오래 남는다. 아직 보지 않은 사람.. 2026. 5. 31. 영화 아이다, 침묵이 담은 역사 파벨 파블리코프스키 감독의 아이다는 2015년 아카데미 국제영화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1960년대 폴란드를 배경으로 수녀가 되려던 소녀 안나가 자신의 유대인 혈통을 발견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흑백 화면과 4대 3 화면 비율이라는 파격적인 형식 선택, 침묵이 말을 대신하는 연출 방식, 그리고 홀로코스트의 기억이 어떻게 한 개인의 정체성을 뒤흔드는지를 이 영화는 80분 안에 담아낸다. 아이다의 형식이 왜 이 이야기에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지, 두 여성의 대비가 이 영화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마지막 장면이 왜 이 영화에서 가장 오래 남는지를 이 글에서 이야기한다. 80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안에 이토록 많은 것을 담아낸 영화가 흔치 않다. 형식과 내용이 하나로 완벽하게 맞물린 영화를 찾는다면 아이다를.. 2026. 5. 30. 센과 치히로, 이름과 노동이 말하는 것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2003년 아카데미 장편애니메이션상과 2002년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품으로, 어린 소녀 치히로가 신들의 세계에서 살아남는 이야기를 담는다. 이 영화가 단순한 판타지 모험이 아닌 이유는 이름을 빼앗기는 설정과 노동이라는 주제 안에 현대 사회에 대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깊은 시선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름을 빼앗기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노동이 이 영화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지금 우리 사회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이 글에서 이야기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보고 나서 오래 생각하게 되는 이유가 바로 그 연결 안에 있다. 어린 시절 봤던 기억이 있다면 지금 다시 보길 권한다. 아이로 볼 때와 어른으로 볼 때 전혀.. 2026. 5. 29. 이전 1 ··· 4 5 6 7 8 9 10 ··· 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