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49 노 베어스, 국경 너머에서 찍는 영화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노 베어스는 2022년 베니스 국제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이란 영화다. 이란 당국으로부터 출국금지와 영화 제작 금지 처분을 받은 파나히 감독이 직접 출연하면서, 국경 마을에서 원격으로 영화를 찍는 자신의 상황을 그대로 담는다. 영화 안의 영화, 감독의 실제 처지와 허구의 이야기가 겹쳐지는 이중 구조가 이 영화의 핵심이다.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영화감독이라 불리는 사람이 목숨을 걸고 만든 영화, 그게 노 베어스다. 이 영화가 이중 구조를 통해 무엇을 말하는지, 영화 제작 자체가 어떻게 저항의 행위가 되는지, 그리고 이 영화가 단순한 자전적 기록을 넘어서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이 글에서 이야기한다. 이동진 평론가의 2024년 첫 만점작이기도 한 이 영화가 왜 그 정도의 평가를 .. 2026. 6. 24. 배드 럭 뱅잉, 마녀재판의 시대 라두 주데 감독의 배드 럭 뱅잉을 2021년 베를린 국제 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한 루마니아 영화다. 남편과 합의하에 찍은 섹스 비디오가 포르노 사이트에 유출된 교사 에미가 학부모들의 긴급회의에 소집되어 마녀재판을 받는 이야기를 담는다. 영화는 3부로 구성된다. 1부는 에미가 부쿠레슈티 거리를 배회하는 모습, 2부는 71개 단어로 구성된 소사전, 3부는 학부모 회의 마녀재판이다. 이 구조 자체가 이 영화가 무엇을 하려는지를 보여준다. 선정적인 제목과 도발적인 시작 때문에 많은 사람이 처음 진입을 망설이지만, 이 영화의 진짜 목적이 충격이 아니라 풍자라는 것을 알고 보면 완전히 다른 경험이 된다. 코로나 시국의 루마니아 사회가 이 영화의 배경이고, 그 사회의 위선과 보수주의가 이 영화의 표적이다. 불편한 영.. 2026. 6. 23.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모두의 정의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의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는 2011년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을 비롯한 3관왕을 수상하고, 이듬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작품이다. 이란 영화로는 최초의 아카데미 수상이었다. 이민 문제로 갈등하다 별거하게 된 부부 나데르와 씨민, 그리고 나데르의 치매 아버지를 돌보던 간병인 라지에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담는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가 명확하지 않은 이 영화는 모든 인물에게 각자의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영화가 선악 구도를 거부하는 방식, 한 가정의 별거가 어떻게 사회 전체의 갈등으로 확장되는지, 그리고 이란이라는 사회가 이 영화 안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이 글에서 이야기한다. 배경 음악 하나 없이 만들어진 이 영화가 어떻게 끝까지 긴장을 유지하는지도 이 영.. 2026. 6. 22. 히든, 누가 우리를 보고 있는가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히든은 2005년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평온하게 살아가던 중산층 부부 조르주와 안느의 집 앞에 누군가 보낸 정체불명의 감시 비디오테이프가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다니엘 오떼유와 줄리엣 비노쉬가 연기하는 이 부부의 일상이 그 테이프 하나로 서서히 무너진다. 이 영화는 끝까지 누가 테이프를 보냈는지 밝히지 않는다. 그 미해결이 이 영화를 단순한 스릴러가 아니게 만든다. 1961년 파리에서 일어난 알제리인 학살 사건이 이 영화의 배경에 어떻게 자리하는지, 조르주라는 인물이 감추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 영화가 범인을 밝히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이 글에서 이야기한다. BBC가 21세기 위대한 영화 23위로 꼽은 작품이기도 하다. 그 평가가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이.. 2026. 6. 21. 브로커, 태어나줘서 고마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중개인은 2022년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과 에큐메니컬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감독의 첫 한국어 영화다.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두고 간 소영, 그 아이를 빼돌려 팔려는 중개인 상현과 동수, 이들을 쫓는 형사 수진. 그 모든 사람이 결국 하나의 이상한 가족처럼 여행을 떠난다. 송강호, 강동원, 아이유, 배두나라는 조합이 만드는 앙상블이 이 영화의 전부다. 고레에다가 왜 한국에서, 한국 배우들과 이 이야기를 했는지, 송강호의 칸 남우주연상이 왜 당연한지, 그리고 이 영화가 가족에 대해 무엇을 말하는지를 이 글에서 이야기한다. 한국 배우 최초의 칸 남우주연상이 이 영화에서 나왔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한국 영화 역사에서 특별한 위치를 갖는다. 그 특별함이 영화의 완성도와.. 2026. 6. 20.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 담장 너머의 일상 조나단 글레이저 감독의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2023년 칸 영화제 그랑프리와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음향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장 루돌프 회스와 그의 가족이 수용소 바로 옆 집에서 꽃을 가꾸고 아이들과 웃으며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담는다. 홀로코스트를 다루지만 수용소 안을 직접 보여주지 않는다.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소리로만 전달한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쉰들러 리스트 이후 최고의 홀로코스트 영화라고 평한 이유, 이 영화가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어떻게 모든 것을 말하는지, 그리고 이 영화가 지금 우리에게 무엇을 묻는지를 이 글에서 이야기한다. 글레이저 감독의 10년 만의 복귀작이기도 하다. 그 10년의 준비가 이 영화의 모든 장면에서 느.. 2026. 6. 19. 이전 1 2 3 4 5 6 7 ··· 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