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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 오브 라이프, 존재를 묻는 영화

by 멋진엄마 2026. 6. 27.

트리 오브 라이프 포스터
트리 오브 라이프 포스터

 

테런스 맬릭 감독의 트리 오브 라이프는 2011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촬영상 후보에도 올랐다. BBC 선정 21세기 최고 영화 100선에서 7위를 차지한 이 영화는 1950년대 텍사스를 배경으로 한 가정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우주의 탄생과 생명의 기원을 담는다. 브래드 피트, 숀 펜, 제시카 채스테인이 출연하며, 테런스 맬릭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알려져 있다. 이 영화가 어떻게 가장 사적인 이야기와 가장 거대한 이야기를 동시에 담는지, 영상이 서사보다 앞서는 이 영화의 방식이 무엇을 만들어내는지, 그리고 이 영화를 경험하는 것이 보는 것과 어떻게 다른지를 이 글에서 이야기한다. 심사위원장 로버트 드니로가 모든 면에서 이 영화가 황금종려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그 말이 이 영화를 보면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40년간 단 일곱 편의 영화를 만든 감독의 가장 야심 찬 작품이다. 이 야심이 어떻게 실현됐는지, 이 영화가 그 과정 자체를 보여준다. 야심이 아름다움으로 완성된 영화가 트리 오브 라이프다.

트리 오브 라이프, 가장 작은 것과 가장 큰 것

트리 오브 라이프에서 테런스 맬릭 감독은 한 가정의 이야기를 우주의 탄생과 함께 담는다. 공룡이 등장하고, 은하가 탄생하고, 생명이 시작된다. 그리고 그 다음에 한 소년의 유년기가 나온다. 이 병치가 이 영화에서 가장 놀라운 선택이다. 인간의 삶이 얼마나 작은지, 그러면서도 그 작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 영화가 이 병치로 말한다. 1950년대 텍사스의 한 집. 권위적인 아버지 오브라이언, 천사 같은 어머니, 그리고 세 형제. 그 가정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우주적 규모의 질문과 맞닿아 있다. 왜 우리는 고통받는가, 신은 어디에 있는가,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 질문들이 이 영화에서 직접적으로 답해지지 않는다. 대신 이미지와 음악과 목소리로 떠오른다. 테런스 맬릭 감독이 이 영화에서 선택한 형식이 서사가 아니라 시라는 것이 이 영화를 어렵게 만들기도 하고 동시에 가장 강렬하게 만들기도 한다. 논리가 아니라 감각으로 전달되는 영화.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영화. 트리 오브 라이프가 그런 작품이다. 그리고 그 느낌이 이 영화가 끝나고 오래 남는다. 이 영화를 보다가 잠이 드는 사람도 있고, 눈물이 나는 사람도 있다. 그 두 반응이 모두 이 영화가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다. 무언가가 닿았을 때 사람은 잠들거나 운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소년이 아버지의 손을 잡는 장면들이 가장 오래 남는다. 그 손의 감촉이 화면 밖으로 느껴지는 것 같은 그 순간들이 이 영화에서 가장 구체적이고 가장 인간적인 부분이다. 우주의 탄생을 담는 영화가 동시에 이 손의 감촉을 담는다는 것, 그게 트리 오브 라이프의 역설이자 가장 큰 힘이다. 가장 거대한 것과 가장 작은 것이 같은 영화 안에 있을 때, 오히려 그 작은 것이 더 크게 느껴지는 방식. 이 영화가 그것을 가장 정확하게 보여준다. 공룡의 시대와 1950년대 텍사스를 같은 영화에서 보게 된다는 것, 그 병치가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될 수 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나면 그 병치가 왜 필요했는지를 알게 된다. 삶을 우주의 규모로 놓고 볼 때 비로소 보이는 것이 있다. 그 보임이 이 영화의 핵심이다. 그리고 그 보임이 오래 남는다. 우주와 한 가정이 같은 화면 안에 있을 수 있다는 것, 그게 테런스 맬릭이 이 영화로 보여주는 것이다. 영화라는 매체가 가장 야심 차게 사용된 경우 중 하나가 이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상이 서사를 대신하는 방식

트리 오브 라이프에서 스토리는 선형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한 중년 남성의 현재와 과거가 겹쳐지고, 우주의 이미지가 가정의 이미지와 교차한다. 이 영화를 처음 보는 사람이 당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예측하면서 보는 영화가 아니다. 그냥 이 영화가 흘러가는 것을 경험하는 영화다. 에마뉴엘 루베스키의 촬영이 이 경험을 만드는 핵심이다. 핸드헬드 카메라, 자연광, 넓은 앵글. 이 카메라가 인물들을 따라가는 방식이 이 영화를 다큐멘터리처럼 느끼게 만들면서 동시에 시처럼 느끼게 만든다. 브래드 피트가 연기하는 아버지가 이 영화에서 가장 복잡한 인물이다. 엄격하고 냉정하고 때로 폭력적이지만, 그 안에 자신도 꿈이 있었고 삶에 실망한 사람이라는 것이 드러난다. 브래드 피트가 이 역할을 연기하면서 보여주는 것이 단순한 악당이 아니라 결핍을 가진 인간이라는 점이 이 영화를 단순한 아버지 비판 영화에서 꺼낸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아버지가 혼자 있는 장면들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 장면들에서 이 인물의 외로움이 말 없이 전달된다. 테런스 맬릭 감독이 영상으로만 전달하는 것들이 이 영화에서 가장 많이 쌓이는 순간들이다. 제시카 채스테인이 연기하는 어머니도 이 영화에서 중요하다. 말이 거의 없는 이 인물이 화면에 있을 때 따뜻함이 전달된다. 그 따뜻함이 브래드 피트의 냉정함과 대비될 때, 이 영화가 말하려는 것이 드러난다. 자연의 길과 은총의 길, 이 두 가지가 어떻게 한 가정 안에서 충돌하는지를 이 영화가 보여준다. 그 충돌이 세상 모든 가정 안에 있는 것이라는 것,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알게 된다. 에마뉴엘 루베스키의 촬영이 없었다면 이 영화가 지금처럼 작동하지 않았을 것이다. 빛이 이 영화에서 또 하나의 언어다. 이 언어를 읽는 방법을 알게 되면 이 영화가 훨씬 더 많은 것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앎이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만든다.

이 영화를 경험하는 것

트리 오브 라이프는 보는 영화이기 전에 경험하는 영화다. 이 영화를 이해하려고 하면 막히는 지점이 많다. 그런데 그냥 이 영화가 흘러가는 것을 따라가면, 어느 순간 이 영화가 말하려는 것이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전달된다. 그 경험이 이 영화를 두 번 세 번 보게 만드는 이유다.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이해되지 않았다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다시 봤을 때 다른 감각으로 들어온다는 사람도 많다. 삶에서 어떤 것을 잃거나 어떤 것을 경험하고 나서 이 영화가 다르게 보인다는 이야기가 많은 이유가 거기에 있다. 이 영화는 삶의 특정 국면에서 다가온다. 테런스 맬릭이 이 영화를 만든 것이 60대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영화가 얼마나 오래 쌓인 것인지를 알게 된다. 40년 경력에 단 일곱 편의 영화를 만든 감독이 이 영화에 모든 것을 담았다는 것, 그게 이 영화의 무게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가장 존경하는 감독으로 테런스 맬릭을 꼽고, 인터스텔라 후반부가 이 영화의 오마주라고 밝힌 것이 우연이 아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왜 이 감독이 그렇게 드물게 영화를 만드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가장 오래 남는다. 모든 인물들이 해변에서 만나는 그 장면이 현실인지 꿈인지 사후인지를 명확히 말하지 않는다. 그 모호함 안에 이 영화가 담으려 한 모든 것이 있다. 트리 오브 라이프는 쉬운 영화가 아니다. 그런데 그 어려움이 이 영화가 주는 것의 이유다. 어려운 것이 진짜인 경우가 있다. 이 영화가 그렇다. 40년 경력에 단 일곱 편의 영화를 만든 감독이 이 영화에 모든 것을 담았다는 것을 보면서 알게 된다. 영화가 이렇게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다는 것, 그게 트리 오브 라이프가 증명하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가장 존경하는 감독으로 테런스 맬릭을 꼽고, 인터스텔라 후반부가 이 영화의 오마주라고 밝힌 것이 우연이 아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왜 이 감독이 그렇게 드물게 영화를 만드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이 영화 하나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이 필요한지가 영화 안에서 느껴진다. 그 느낌이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한동안 따라온다. 트리 오브 라이프는 보고 난 뒤에도 계속 자라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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