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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랍스터, 사랑의 규칙에 대하여

by 멋진엄마 2026. 7. 6.

더 랍스터 포스터
더 랍스터 포스터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더 랍스터는 2015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고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에 오른 작품으로, 유러피언 필름 어워드 각본상과 의상상도 수상했다. 란티모스 감독의 첫 영어 작품이기도 하다. 짝을 찾지 못하면 동물로 변해야 하는 세계를 배경으로, 아내에게 버림받은 데이비드가 45일 안에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 호텔에 입소하는 이야기다. 콜린 파렐, 레이철 와이즈, 레아 세이두, 벤 위쇼가 출연한다. 이 영화가 커플링을 강제하는 사회를 어떻게 풍자하는지, 호텔과 숲이라는 두 공간이 이 영화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란티모스 감독이 사랑에 대해 이 영화로 무엇을 묻는지를 이 글에서 이야기한다. 더 페이버릿의 성공으로 란티모스가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전, 이 영화가 그 감독의 세계로 들어가는 가장 좋은 입문작이라는 말이 있다. 그 말이 이 영화를 보면 이해된다. 기괴하고 이상한 설정이지만 그 설정이 현실을 정확하게 가리키고 있다는 것을 보면서 알게 된다. 이 영화가 SF이면서 동시에 지금 이야기인 이유가 거기에 있다.

더 랍스터, 규칙이 만드는 공포

더 랍스터에서 이 세계의 규칙은 단순하다. 짝이 없는 사람은 호텔로 보내진다. 45일 안에 파트너를 찾지 못하면 동물로 변한다. 숲에 사는 싱글들을 사냥해서 하루씩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이 규칙들이 이 영화의 디스토피아를 만든다. 그런데 이 규칙들이 완전히 낯설지 않다는 것이 이 영화의 핵심이다. 현실에서도 커플 압박이 존재하고, 혼자인 사람을 결핍된 사람으로 보는 시선이 있다. 그 현실을 극단적으로 만들었을 때 어떤 세계가 되는지를 이 영화가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파트너를 찾는 방식이 이 풍자를 더 선명하게 만든다. 외모나 사소한 공통점이 커플 형성의 기준이 된다. 코피를 자주 흘리는 사람은 같은 증상을 가진 사람과 어울려야 한다. 이 기계적 짝짓기가 이 영화의 블랙 코미디를 만드는 핵심이다. 란티모스 감독이 이 영화에서 사용하는 무감각한 톤이 이 공포를 더 강하게 만든다. 감정 없이 담담하게 진술되는 이 세계의 규칙들이 오히려 더 섬뜩하다. 란티모스 감독이 그리스에서 영어권으로 넘어오면서 이 영화의 배우들을 데리고 왔다. 콜린 파렐, 레이철 와이즈, 레아 세이두, 벤 위쇼. 이 조합이 이 영화를 가능하게 만드는 방식이 이 영화에서 가장 영리한 캐스팅이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데이비드가 랍스터를 선택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다. 왜 랍스터냐는 질문에 그가 답하는 이유가 이 영화의 유머이면서 동시에 비극이다. 이 영화가 웃기다는 것과 무섭다는 것이 동시에 성립하는 방식이 이 영화에서 가장 탁월한 부분이다. 블랙 코미디가 이렇게 날카로울 수 있다는 것, 란티모스 감독이 이 영화에서 그것을 증명한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현실 세계의 커플 압박이 다르게 보인다. 그게 이 영화가 하는 일이다. 호텔 안에서 벌어지는 코피를 자주 흘리는 사람들의 짝짓기가 황당하면서도 낯설지 않은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이 세계의 짝짓기 방식이 현실과 얼마나 닮아있는지를 생각하면 이 영화가 더 불편해진다. 그 불편함이 이 영화가 의도한 것이다. 콜린 파렐이 이 역할을 이렇게 소화한다는 것이 놀랍다. 무거운 존재감을 가진 배우가 이 영화에서 이렇게 무감각하게 존재한다. 그 무감각함이 이 영화의 블랙 코미디를 완성하는 방식이다.

호텔과 숲, 두 감옥

더 랍스터는 두 공간으로 나뉜다. 호텔과 숲. 호텔은 커플링을 강제하는 공간이다. 45일 안에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 호텔의 규칙이 이 공간을 감옥으로 만든다. 그런데 호텔을 탈출한 후 도달하는 숲은 다른 종류의 감옥이다. 숲의 싱글들은 연애를 금지한다. 호텔이 커플링을 강제한다면, 숲은 솔로를 강제한다. 두 공간 모두 극단적인 규칙 아래 있다는 것이 이 영화의 핵심 구조다. 어디에도 자유가 없다. 이 이중 구조가 이 영화를 단순한 사회 풍자 이상으로 만든다. 진짜 사랑은 규칙 없이 발생하는 것이라는 것, 그런데 우리는 항상 어떤 규칙 안에서 사랑을 한다는 것. 이 영화가 그 역설을 두 공간으로 보여준다. 데이비드가 숲에서 근시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장면이 이 영화의 감정적 중심이다. 규칙이 없는 곳에서 오히려 진짜 감정이 생긴다는 것, 그런데 그 감정도 곧 위협받는다. 그 위협이 이 영화의 마지막을 만든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가장 오래 남는다. 데이비드가 무엇을 선택하는지가 이 영화의 모든 것을 담는다. 그 선택이 열린 결말로 남는다는 것, 그게 이 영화의 가장 정직한 끝이다. 이 열린 결말이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이유다. 데이비드가 무엇을 선택했는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만든다. 그리고 다시 봐도 같은 결론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 그게 이 영화의 마지막이 성공한 이유다. 숲의 규칙이 호텔의 규칙만큼 폭력적이라는 것을 이 영화 후반부가 보여준다. 어떤 극단적인 규칙도 사람을 자유롭게 하지 못한다는 것, 이 영화의 두 공간이 그것을 가장 직접적으로 말한다. 자유는 규칙을 뒤집는 것이 아니라 규칙 밖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 데이비드와 근시 여자의 사랑이 그것을 보여준다. 레이철 와이즈가 이 역할을 맡는 것이 이 영화에서 완벽하다. 감정 없이 이 이야기를 내레이션 하는 그 목소리가 이 영화의 서술 방식을 완성한다. 숲 안에서도 호텔과 다른 규칙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규칙도 결국 사랑을 막는다는 것이 이 영화의 두 번째 비극이다.

란티모스가 이 영화로 묻는 것

더 랍스터에서 란티모스 감독이 묻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면 이 영화가 더 깊게 읽힌다. 이 영화는 사랑을 강제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그리고 동시에, 외로움을 강제로 해결하려는 사회의 방식이 무엇을 만드는지를 묻는다. 이 두 질문이 이 영화의 두 공간, 호텔과 숲으로 각각 구현된다. 더 페이버릿 이전에 나온 이 영화가 란티모스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접근하기 쉬운 작품이라는 평가가 있다. 블랙 코미디라는 장르의 형식을 빌려 가장 이상한 이야기를 가장 매끄럽게 전달한다. 그 매끄러움이 이 영화를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빠르게 이 세계로 끌어당긴다. 콜린 파렐이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연기가 이 영화의 톤을 결정한다. 그는 무감각하게 행동한다. 슬프거나 기쁘거나를 표현하지 않는다. 그 무감각함이 이 영화의 블랙 코미디를 완성하는 방식이다. 레이첼 와이즈의 내레이션도 이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감정 없이 이 이야기를 전달하는 그 목소리가 이 영화의 서술 방식이다. 더 랍스터가 란티모스의 첫 영어 작품이라는 것이 이 영화를 특별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그리스의 감수성이 영어권의 배우들과 만났을 때 만들어진 이 기묘함, 그게 이 영화가 어디에도 없는 이유다. 개인적으로 더 랍스터를 보고 나서 사랑이 어떤 조건 아래에서 시작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우리가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는 이유가 진짜 감정인지 아니면 사회가 만든 규칙에 따른 것인지, 이 영화가 그 질문을 가장 이상한 방식으로 던진다. 그 이상함이 이 영화를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이유다. 란티모스 감독이 이 영화 이후 더 페이버릿으로 아카데미까지 가게 된 것이 이 영화를 보면 이해된다. 이 감독의 세계가 이 영화에서 이미 완성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세계가 가장 이상하고 가장 정확한 방식으로 사랑에 대해 말한다는 것. 더 랍스터가 그것을 보여주는 영화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다음 란티모스 영화를 찾게 된다면, 이 감독의 필모그래피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는지를 따라가는 경험이 기다리고 있다. 더 랍스터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 감독의 세계가 이 영화에서 가장 명확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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