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굿펠라스는 1990년 칸 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작품으로, 루체시 패밀리 갱단 조직원이었다가 FBI에 협조한 실존 인물 헨리 힐의 삶을 담은 영화입니다. 굿펠라스 실화로 헨리 힐의 실제 삶과 영화의 차이, 영화가 실명 대신 바꾼 이름들과 그 이유, 그리고 헨리 힐이 증인 보호 프로그램에서 쫓겨난 뒤 어떻게 됐는지라는 세 가지 주제로, 영화가 어디까지 사실이고 어디서부터 영화적 각색인지를 구체적으로 비교합니다. 원작은 저널리스트 니컬러스 필레지가 1986년 출판한 논픽션 베스트셀러 와이즈가이로, 힐이 직접 들려준 증언을 바탕으로 쓰였습니다. 스코세이지는 이 책을 읽고 영화화를 결심했고, 힐은 영화 제작에 자문으로 참여했습니다. 영화는 실제 사건을 놀라울 만큼 충실하게 재현하면서도 동시에 영화적 효과를 위해 여러 부분을 조정했습니다. 그 조정이 어디에서 일어났는지를 알고 보면 이 영화를 훨씬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굿펠라스 영화가 실화와 다른 구체적인 지점들
굿펠라스에서 주요 인물들의 이름은 실제와 다릅니다. 영화 속 지미 콘웨이는 실제로는 지미 버크였고, 토미 드비토는 토미 디시모네였으며, 폴리 시세로는 폴 바리오였습니다. 이름을 바꾼 건 법적 보호와 제작 당시 살아 있던 인물들에 대한 고려 때문이었습니다. 영화 속 헨리 힐의 성격 묘사도 실제와 차이가 있습니다. 레이 리오타가 연기한 헨리는 상황을 통제하는 능력 있는 갱단원으로 그려지지만, 실제 힐은 약물 중독과 알코올 문제가 훨씬 일찍부터 심각했다는 증언이 많습니다. 영화는 그 붕괴를 후반부에 집중시켰지만 실제로는 그의 조직 생활 전반에 걸쳐 지속됐습니다. 토미 디시모네의 나이도 영화와 다릅니다. 영화에서 토미는 헨리와 비슷한 또래처럼 묘사되지만, 실제로는 7년 정도 어렸고 헨리가 22세였을 때 15세의 나이로 처음 만났습니다. 또한 힐에게는 영화에서 두 딸로 묘사된 자녀가 실제로는 딸 하나와 아들 하나였습니다. 토미의 암살자에게 총을 맞아 죽는 장면도 실제보다 과장됐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실제 디시모네는 1979년에 사라졌는데, 공식적인 사망 확인은 없었지만 마피아 내부 처형으로 추정됩니다. 굿펠라스를 보면서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궁금했는데, 이름이 바뀐 것들을 하나씩 찾아보는 재미가 꽤 쏠쏠했습니다. 폴리 시세로가 실제로는 훨씬 폭력적인 인물이었다는 것, 영화에서는 비교적 온화한 보스로 그려졌다는 것. 이런 조정들을 알고 나면 영화가 무엇을 강조하고 무엇을 완화했는지가 보입니다.
루프탄자 강도 실화와 영화의 재현
굿펠라스의 핵심 사건 중 하나인 루프탄자 강도는 실제로 일어난 일입니다. 1978년 12월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 루프탄자 항공사 화물 터미널에서 루체시 패밀리와 연관된 갱단원 11명이 당시 기준 587만 5,000달러, 현재 가치로 2,000만 달러 이상에 해당하는 현금과 보석을 훔쳤습니다. 이는 당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강도 사건이었습니다. 영화는 이 사건을 흥분되고 유쾌하게 묘사합니다. 그런데 강도 이후 관련자들이 하나씩 제거되는 과정은 실제와 매우 유사하게 재현됐습니다. 지미 버크가 증거를 없애기 위해 강도에 가담한 동료들을 차례로 살해한 것은 실화이고, 영화도 이 부분을 충실하게 따릅니다. 다만 영화는 힐이 이 사건에서 얼마나 중심적인 역할을 했는지를 다소 과장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실제 힐은 강도 계획의 핵심보다는 주변 인물에 가까웠다는 것입니다. 루프탄자 강도 장면의 긴장감이 영화에서 이렇게 잘 살아난 건 실제 사건이 그만큼 정교하게 진행됐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실화가 때로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는 걸 이 장면이 증명합니다. 강도에 가담했다가 이후 제거된 실제 인물들의 수가 영화보다 더 많았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스코세이지는 이 연쇄 살인을 영화 안에서 편집해 담았는데, 실제로는 그 범위와 기간이 영화가 묘사한 것보다 훨씬 광범위했습니다. 버크가 얼마나 철저하게 증거를 지웠는지를 알면, 그가 결국 루프탄자 강도로 직접 기소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해됩니다. 힐의 증언이 없었다면 이 사건의 전모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힐의 증인 보호 이후 실제 삶
영화의 결말에서 헨리 힐은 증인 보호 프로그램에 들어가 평범한 교외 생활을 하는 것처럼 묘사됩니다. 실제 힐의 이후 삶은 훨씬 복잡했습니다. 그는 1987년 증인 보호 프로그램에서 추방됐습니다. 이유는 마약 소지를 포함한 무분별한 행동, 그리고 자신의 신분을 반복적으로 타인에게 발설한 것이었습니다. 뉴욕타임스 부고에 따르면 힐은 중혼을 저지르기도 했고, 스스로 자신이 누구인지를 여러 차례 공개했습니다. 사실상 스스로 자신을 밀고한 셈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옛 동료들에게 살해당하지 않았는데, 그가 두려워하던 인물들 대부분이 이미 교도소에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힐은 이후 자신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공개하며 방송에 출연하고 책을 냈습니다. 갱단 시절을 회고하는 요리 프로그램까지 진행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012년 6월 69세 생일 다음 날 심장 질환과 흡연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사망했습니다. 영화의 결말이 힐에 대한 가장 낭만적인 버전이라는 걸, 실제 이후 삶을 알고 나면 알게 됩니다. 스코세이지가 힐의 삶을 영화화하면서 가장 영화적인 순간들을 골라내고 배열한 결과가 굿펠라스입니다. 실제 힐의 삶은 영화보다 훨씬 엉망이었고 훨씬 우스꽝스러웠다는 게, 어떤 의미에서는 이 영화를 더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영화가 신화화한 인물의 실제 모습이 이렇게 달랐다는 것 자체가 굿펠라스라는 영화가 무엇을 하는 영화인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줍니다.